미국장로교 국내선교부

교회 갱신, 교회 개척, 선교적 협력

#9. 방문자와 성도의 입장에 서 보는 목회자 - 심수영 목사


타 주 출타를 앞 두고 미리 주일 예배 설교를 부탁하신 목사님께 1부 예배 설교도 부탁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이른 1부 예배 시간과 성도 수가 적고 영어예배라는 말씀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였다. 1세 목회자임에도 직접 영어 예배 설교를 하시는 열정적인 목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처음 풀 타임 사역이 영어 목회였다고 말씀 드리고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영어 예배 설교를 자원했다. 영어 설교를 하고 싶거나 잘 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목사님에 대한 나의 배려였다. 하나는 가족과 함께 모처럼 주말을 편안하게 보내셨으면 해서다. 설교자의 가정에게는 주말이란 거의 없다. 설교 준비와 주일 사역에 대한 부담, 주의 사람들의 기대와 편견에 가족과의 외출 조차도 상상할 수 없다. 모처럼 relax한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 하는 위치에서 내려와 자신의 목회와 주일 예배를 성도의 자리에 앉아서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의 중요성이 또 다른 이유다. 코디네이터가 된 후 많은 교회들을 방문 하면서 처음 교회를 찾은 방문자의 입장과 성도의 관점으로 예전에 미처 보지못했고 느끼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다. 깨지고 금이 간 주차장 바닥 이곳 저곳에 난 잡풀은 왠지 교회에 대한 성도들의 무관심으로 보였다. 망해서 묻 닫은 쇼핑 몰 주차장을 보는 것 같고 마치 그렇게 될 것만 같아 안타깝다. 우리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100명도 채 안되는 한 교회의 교인들 가운데 한 사람도 반가운 얼굴이나 말로 환영해 주지 않았을 때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교회라고 부부가 똑같이 느낀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들도 교회가 부흥되기를 바랄까? 인도자가 예배 시작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예배가 정성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주는 실망감은 답답함 그 이상이다. 설교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do more”로 가득 찬 메시지들은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은 지친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 길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목사님께 방문자와 성도들의 자리에 서는 기회를 가지시라고 목사님께 권면했다.  

목자는 양을 안다고 했다. (요 10:14) 양을 안다는 것은 그들의 고민, 기대, 갈등과 경험을 포함한다. 성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들은 예배를 통해 어떤 감동을 받을까? 교회를 처음 찾은 방문자의 느낌과 경험은 긍정적일까? 다시 와 보고 싶은 교회일까?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는 목회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인도하기 위해 이해하고 커넥트 하라는 것이다. 존 맥스웰의 책 “Everyone communicates but few connect”에서 탁월한 리더는 청중/성도를 알기 위해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Who are they?)

“그들의 관심은 무엇인가?” (What do they care about?)

“그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Where do they come from?)

“언제 등록하기로 결정했는가?” (When did they decide to attend?)

“그들은 왜 여기 있는가?” (Why are they here?)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What do I have that I can offer them?)

“우리가 결론을 지어 마칠 때 그들은 어떻게 느끼기를 원하는가?” (How do they want do feel when we conclude?)

마치 책상 맞은 편에 한 성도가 앉아 있다는 가정아래 설교를 준비하라는 나의 은사이신 브라이언 채플 설교학 교수의 조언과 일맥상통하는 조언이다.

늘 오고 가는 길이지만 차가 밀려 거북이 걸음을 할 때 늘 경험하는 것이 있다. 보이지 않았던 것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평소에 무심코 지난 것들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새롭기도 하다. 빨리 달릴 때는 그냥 지나가는 것들이다. 그래서 맥스웰은 성도들과 connect 하기 위해 slow down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의도적으로 삶과 사역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늦추는 방법 중 하나는 늘 이끄는 자리에서 가끔 내려오는 것이다. 반추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이다. 리더와 설교자의 자리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1년에 한 두 번은 부교역자에게 설교를 맡기고 그냥 예배 드리기를 추천한다. 새로운 방문자나 성도들처럼 교회 주차장에 들어서면서부터 그들의 입장에 서서 모든 것을 경험해 보라. 그리고 경험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어떻게 하면 교회 방문과 예배 경험이 긍정적으로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구상하라. 당 회원들과 교회 리더들에게 권면하고 함께 경험을 나눌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부 교역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부탁할 만한 설교자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재정에 대한 부담을 전혀 갖지 말고 MNA 한인 사역 스텝에게 부탁하면 기쁘게 달려 갈 것이다. 방문자와 성도의 입장에 서 봄을 통해 큰 변화와 발전을 경험할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간만에 가족과 함께 자유 하고 유익한 주말을 보낼 수 있는 기회 또한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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