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 국내선교부

교회 갱신, 교회 개척, 선교적 협력

#3. 리더쉽 위기 - 심수영 목사


“리더십 분야에 있어서 존경받는 저자이자, 남가주 대학에서 리더십 연구원을 설립한 웨렌 베니스는 미국 정부와 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의 위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것(리더십 위기)은 여러가지 면에서, 특히 많은 사람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해서, 우리가 현재 당면한 가장 심각하고 절박한 위협이다.’” – 샘 메트카프 [교회, 함께 달리다 p. 179]


가장 심각하고 절박한 이 위협은 목회자 리더십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현재  PCA 교회의 80% 이상이 정체 혹은 감소하고 있다. 또한 교회가 점점 고령화 되고, 회심하는 성인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이 위기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몇몇 사람들은 점점 교회나 신앙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민 목회 자체가 어렵다고 막연하게 말한다. 또는 자체 건물이 없어서 혹은 함께 사역할 교육부 사역자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교회를 개척한  지 5년이 된 어떤 한 목회자는 핵심 멤버(core members)들만 있으면 부흥할 수 있겠다는 아쉬움을 털어놓는다. 그런데  전도해서 핵심 멤버들을 세우는 것이 개척 목사의 몫이 아닌가? 개척이란 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민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핑계나 코로나 팬데믹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최면을 거는 듯한 현실도피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아무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리더십의 21가지 불변의 법칙]에서 존 맥스웰이 “모든 것이 리더십에 달려 있다!’란 외침은 성경의 진리이다. 주님의 부르심과 명령에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복음의 역사가 그 증거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리더십 위기를 깨닫고 이해하는 것은 자신뿐 아니라 사역의 성장과 발전의 첫 걸음이다. 


42년간의 리더십 연구에 근거하여 웨렌 베니스가 말하는 효과적인 지도자의 다섯 가지 특징을 통해 자신의 리더십을 평가하고 변화를 향한 용기를 갖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1. 그들은 강한 목적의식, 열정, 확신, 그리고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소원을 갖고 있다.


나는 MNA 한인 사역 코디네이터가 된 후 Church Multiplication Ministry의 Tom Wood를 코치로 고용했다. 처음 다룬 주제는 코디네이트의 roll/임무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5년 후에 일어날 것을 기대하며 Vision Narrative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비전 내러티브가 마음에 잘 와 닿지 않은 나에게 Tom Wood는 마틴 루터 킹 박사의 “I have a dream!” 연설에서 그가 그린 꿈에 대한 말을 상기시켜 주었다. “나는 언젠가 흑인 소년 소녀들이 백인 소년 소녀들과 손을 잡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사용하는 화장실조차 다르고 버스에 앉는 좌석이 구분되어 있고 학교도 함께 다닐 수 없는 그런 시대에 불가능할 것 같지만 흑인과 백인 아이들이 손에 손을 잡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는 꿈은 리더인 킹 박사 자신 뿐 아니라 듣는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명까지도 희생하는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 꿈은 결국 실현되었다. 예수님도 갈릴리의 촌 사람 몇 명에게 땅 끝과 모든 민족이라는 꿈을 심어 주시지 않았는가? 그 꿈은 결국 이루어졌다.



하나님께서 모든 resource를 다 주신다면 5 년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생각해 보라. 비전 선언문이나 계획서가 아닌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가? 나는 10년 후 MNA Leadership Development Pipeline을 통해 세워진 300명의 탁월하고 능력 있는 사역자들이 미 전 지역에서 목회, 교회 개척, 캠퍼스 사역을 감당하게 될 그 날을 꿈꾸고 있다. 하나님이 이루어 주셔야 한다는 믿음과 기대 가운데 이 꿈을 함께 이룰 사람들과 전략을 세우고 달려가는 것이 나의 소원이다.    


2. 그들은 깊고, 신뢰하는 관계를 개발하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꾸준하고 서로 돌보는 진지한 관계를 갖는다.


목사들은 진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가? 진지한 관계라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있는가? 진지한 관계가 없는 제자 훈련, 진지함이 없는 장로들과 부교역자들과의 관계에서 목회자로서 어떤 열매가 맺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가?


가정 교회나 셀 그룹 등 소그룹 사역에 실패하는 교회의 가장 큰 원인이 나는 진지한 관계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소그룹 사역의 목적이 무엇인가? 그것은 말씀 안에서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 관계를 세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그룹 리더가 목회자와의 관계에서 그런 경험이 있어야 하고 충분한 목양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 나는 소그룹 리더 때문에 그룹 원 모두가 시험에 들어 교회를 떠났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 때 나는  나의 리더십의 위기를 처절하게 느꼈고 그 기억이 지금도 너무 생생하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는가?


3. 그들은 희망을 불어 넣어주며 현실에 관해 긍정적인 꿈을 가지고 있다.


효과적인 지도자는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그럴 싸하게 포장하는 의미 없는 구변을 늘어놓지 않는다. 현실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이해를 갖고 있지만 어디를 향해 가는지에 대한 확신을 보여 준다.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자동차로 먼 여행을 떠날 때마다 끊임없이 묻던 딸 아이가 생각난다. “Are we there yet?” “다 왔어요?” 답답하고 불편한 차 안에서 딸 아이는 알고 싶었던 것이다. “다섯 시간 만 더 가면, 세 시간 만 더 가면, 30분 만 더 가면. . .”


하나님 나라의 소망에 대한 긍정적인 꿈을 통해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 영적 지도자의 사명이다. 리더는 현실의 아픔과 고통 가운데 경험할 수 있는 이미 임하는 (Already) 이 땅에서의 하나님의 나라와 결국 모든 것이 회복될 앞으로 이루어질 (Not yet)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그 진리를 가르치고 선포해야 한다.


유치한 교회 성장의 숫자와 건축을 소망이나 꿈이라고 말하지 말자. 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하나님이 없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삶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I believe that life without God doesn’t make sense. How does your life make sense?”  리더는 관계의 아픔, 육신의 고통, 정신적인 연약함, 삶과 미래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어떻게 해답이 되는지에 대한 확신과 꿈을 말해야 한다. 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야 한다. 


4. 그들은 삶에 있어서 일과 권위와 가정과 기타 행동들 간에 균형을 유지한다. 그들은 자기들의 직위에 자신의 모든 자긍심을 의존하지 않는다.


영적 지도자의 권위와 영향력과 그의 삶은 지혜롭고 건강한 균형을 필요로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반대로 남용되거나 상처나 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역에 대한 무모한 열정이 자신과 가정의 건강을 소홀히 하고 심지어는 사역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균형적인 삶과 사역에 대한 평가는 스스로 내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모든 일에 책무 관계가 필요한 것이다. 교회에서는 당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당회는 목회자를 견제하거나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목회자가 건강한 목양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권위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동시에 지혜로운 울타리가 되어 유혹과 죄악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장로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관계와 동역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아내와 자녀들에게 목회자 가정의 특성과 중요성에 대해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도록 하고 그들이 가장 중요한 사랑과 목양의 대상임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가족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존중할 수 있는 남편과 아버지가 되기를 소망한다.


목회자란 직위는 잠정적인 부르심이다. 직위 자체가 권위나 우상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소위 말하는 목회의 성공과 실패와 상관없이 성도로서 그리고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중요한다. 우리는 캐리 뉴호프(Carey Nieuwhof)의 지적을 겸손히 받아들여야 한다. “많은 목회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이 누구인지가 아니라 자신들의 일에 둔다. Their identity is what they do, not who they are.” (https://careynieuwhof.com/the-looming-pastoral-succession-crisis-and-why-its-already-bad/)     


5. 그들은 행동 지향적이며 무모하지 않으면서도 위험부담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모하지 않으면서 위험부담을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는 항상 앞장 서는 사람이다. 자기가 가보지 않은 길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라고 하지 않는다. 강단에서의 소리와 강단 아래서의 삶이 일치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몸부림 쳐야 한다. 개혁주의 신앙을 추구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신학과 신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묻고 싶다. 구원이 하나님의 주권이요 불가항력적인 은혜라고 믿는다면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구원에 이르는 열매를 경험하고 있는가? 바른 신학은 우리가 갖고 있는데 그 역사와 열매는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오순절 교회들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크렉 그로셔 목사의 책 제목이 주는 의미가 마음을 찌른다. [Christian Atheist: Believing in God but Living As If He Doesn’t Exist, 기독교 무신론자. 하나님을 믿지만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기]


물론 문제의 원인이 다른 사람들과 환경이나 상황 가운데 있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변화란 나의 책임이다. 적어도 변화와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 리더의 책임이다. 그러기에 리더십의 위기를 깨닫고 이해하는 리더에게는 소망이 있다. 뼈가 부러지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씨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야 말로 미친 것이다.”란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자면  “목회자가 변하지 않는데 목회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진짜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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