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혁신적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의 특성-심수영 목사
- 작성자 : 웹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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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2-03 09:01
탁월한 리더란 어떤 사람이고 평가의 기준은 무엇일까? 리더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수많은 책들과 논문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으니 어떤 것이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리더십이란 그만큼 중요하고 종합적인 예술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기에 계속해서 강조하고 또 다른 각도에서 보고 새롭게 시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리더(leader)란 평생 배우는 자(learner)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리더란 결과론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목회자의 리더십을 통해 개개인의 영혼과 공동체, 그리고 세상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물론 궁극적인 변화의 주체는 성삼위일체 하나님이시지만 사람, 특히 리더를 통해 변화를 일으키신다. 어떻게 보면 목회자는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세우는 비전과 책임의 사람이다. 교회라는 공동체가 변화되지 않는다면 리더의 정의와 역할 상 우선적인 책임이 목회자에게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혁신적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의 특성은 무엇일까? 느헤미야의 리더십을 통해 4가지 특성을 생각해 본다.
1. 현실에 대한 거룩한 불만
변화의 시작은 변화의 필요를 인식하는 데에서 시작되고 변화의 필요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불편함에 대한 불만, 효율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 속도가 늦는 것에 대한 불만 등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게 한다. 영적 리더 또한 “what isn’t”, “what should be”, “what could be”에 대한 거룩한 불만을 가질 때 변화가 시작된다.
물론 거룩한 불만은 반드시 성경적 가치관과 기준에 근거해야 한다. 시대와 문화, 혹은 다수가 말하는 기준이 아니다. 숫자와 건물에 대한 욕심을 그럴듯하게 부흥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의 자질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거룩한 불만은 자신만의 주관적인 주장이 되어서도 안된다. 물론 리더의 생각 혹은 비전이 중요하지만 공동체로 하여금 변화의 필요를 공감하도록 하는 것도 리더의 책임이다. 아무리 좋은 변화라 할지라도 성도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을 무리하게 시도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가 있다면 그것은 비전의 문제라기보다 리더십의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포로로 잡혀 온 유대인의 자녀로 태어난 2세라고 말할 수 있는 느헤미야는 수산 궁에서 아닥사스다 왕의 술 관원이었다. 높은 지위와 부족함이 없는 삶이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불만의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의 관심은 예루살렘과 남아있는 백성들에게 있었다. 유다에서 온 하나니와 몇 형제들에게 그는 남은 자들의 형편을 물었다. 그의 관심이었고 비극적인 현실에 대한 소식을 들은 후 거룩한 불만을 품었고 예루살렘 재건이라는 비전을 갖게 된 것이다.
애틀란타 새교회를 개척해서 22년을 섬긴 후 은퇴를 하고 교단 사역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나름대로의 불만 때문이었다. 훌륭한 장로님들과 탁월한 평신도 리더들, 그리고 젊은이들이 북적거리는 교회였지만 내가 계속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도전을 느낀 것은 개 교회 주의에 대한 불만이었다. 새로운 교회가 개척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 사역자들을 세우는 파이프라인의 부재에 대한 불만, 교단과 제대로 협력하지 못하고 있는 한인 교회들에 대한 불만 등이 내가 지금의 코디네이터 사역을 하게 된 이유이다. 혁신적인 변화의 리더가 되기 위해 각자에게 하나님께서 건드려 주시는 거룩한 불만은 무엇인가?
2. 과거에 대한 회개와 감사
현실에 대한 거룩한 불만이 비전으로 이어지지 않고 한갓 불평과 원망으로 남는 이유는 부정적인 비판과 정죄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와 부정적인 현실에 대한 책임자를 비판하고 환경만을 탓하는 것이다. 이것은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는 리더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이다. 이래서 안 되고 누구 때문에 못한다는 이유와 핑계가 항상 있다. 어느 한 목회자와의 대화 가운데 지금도 기억 나는 것이 있다.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는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가능하죠.” 결론적으로 본인이 섬기는 교회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무슨 대화를 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별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한 나의 대답은 “저 개척했고 그 당시 교인이 하나도 없었는데요?”이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1.5세로서 우스갯소리로 이민을 당한 세대라고 나 자신을 표현한다. 느헤미야도 당한 세대이다. 부모와 조상이 하나님 앞에 잘못해서 나라가 망하고 이방 땅에 포로로 잡혀온 것이 아닌가? 어떻게 보면 느헤미야는 피해자가 아닌가? 그러나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조상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제와 지금 상황의 원인에 자신을 포함한다. “우리 이스라엘 자손이 주께 범죄 한 죄들을 자복하오니” (느 1:6)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 하여” (느 1:6)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는 책임을 진다. 책임을 지는 방법은 첫째로 함께 회개하는 것이다. 공동체의 변화를 시도하고자 한다면 공동체와 운명을 같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만 탓하고 원망과 불평만 가득한 리더를 누가 따르겠는가? 오히려 변화를 주도하는 목적과 동기가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 느헤미야가 앉아 울며 슬퍼했고 금식한 이유는 원인을 제공한 이스라엘 공동체의 책임에 자신을 포함했고 회개하는 상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과거와 과거 리더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비록 아픔과 실패의 과거가 있고 앞 세대가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들을 판단하거나 정죄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니라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믿음 때문이며 그들이 없고 과거가 없었다면 나와 오늘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했고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올인해야 한다. 과거에 대한 비판과 앞 세대에 대한 쓴 뿌리를 갖고 있는 리더를 통한 혁신적인 변화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백미러만 쳐다보는 사람은 전진할 수 없고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3. 미래에 대한 비전
미래를 향한 변화의 비전에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사람들이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이 무너진 원인과 피해의 정도, 그리고 재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많은 어려움과 반대가 있을 것임을 알았지만, 무엇보다 성벽을 재건해야 한다는 명확한 비전이 있었다. 주보와 본단 현수막에서 볼 수 있는 비전 선언문이 아니라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주는 비전이다.
Perimeter 교회를 개척하고 42년을 섬긴 Randy Pope 목사님은 많은 목회자들에게 Ministry Plan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소규모 사업을 위해 은행에 융자를 신청하면 사업 계획서(Business Plan)를 요구하지 않는가? 사업 계획서에는 전체적인 요약, 사업체 설명과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 시장 분석,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설명, 마케팅 계획, 물류 및 운영 계획, 그리고 재정 설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목회 계획이 있는가? 좀 더 쉽게 생각해 보자. 청년 하나가 찾아와서 (주님이 보내 주셔서) 무조건 따르고 순종하겠다고 한다면 궁극적으로 어떤 리더가 되는 그림을 갖고 있는지, 성숙(character) 하고 훈련(competencies) 된 리더로 성장케 하는 pathway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을 해보자. 그렇게 리더를 세워 본 적이 있는가? 이미 주님이 주신 한두 명을 그리스도를 따르고 비전을 공유하는 제자로 세우는 리더에게 더 많은 사람을 맡겨 주실 것이다.
느헤미야를 통해 깨닫는 혁신적인 변화의 특성은 공동체의 비전 이전에 자신의 비전을 갖는 것이다. 스스로의 성장과 성숙의 비전이 없는 리더는 다른 사람들의 성장과 성숙을 위한 비전을 실현할 수 없다. Church Planting Leadership Conference에서 만난 World Impact의 Bob Engel 목사가 제자 훈련에 대해 해 준 말이 마음에 도전이 되었다. Plumber는 plumber를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자신과 같은 리더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왠지 마음에 와닿았다. 목회자는 목회자를 만들어야 하고 기관 사역을 하는 나는 나보다 탁월한 코디네이터들을 세워야 한다. 나의 삶과 사역에 대한 비전과 열매가 없이 교회나 조직을 이끌고 비전의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콘퍼런스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주님이 주시는 나의 12명과 3명이 누구인지 찾고 섬기겠다는 각오를 다짐해 보았다.
4. 사람을 manage하는 지혜와 용기
개척 교회를 정신없이 섬기던 30대에 은퇴하신 한 목사님에게 점심을 대접하면서 잘 하신 것 하나와 후회되는 한 가지에 대한 질문을 드렸다. 성경을 열심히 가르치고 말씀을 선포한 부분은 최선을 다해 잘했지만, 사람 management에 대한 후회를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역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역은 people business가 아닌가? 말씀으로 성도와 리더를 세우고 함께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벽을 쌓고 성문을 다는 일은 홀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탁월한 리더였던 느헤미야는 사람 관리를 잘 했다.
느헤미야에게는 함께 했던 대제사장 에리아삽과 형제 제사장들이 있었다. 함께 일한 여리고 사람들이 있었고 삭굴, 므레못, 므술람, 사독 등 중수하는 일에 동참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자신이 리더인지 알려면 뒤를 돌아보라는 말이 있다. 리더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들이 아니라 리더의 책임이다. 그래서 변화의 리더는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투자해야 한다. 리더가 좋은 비전을 제시한다고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따를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리더는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쌓으며 사람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을 때, 사람들이 이 비전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간을 함께 보내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할 줄 알며 “우리”보다 더 크고 중요한 꿈을 공유해야 한다. 요즈음 시끄러운 한국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정치 공동체”란 말 자체가 나에게 부정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신앙 공동체,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명 공동체가 아닌가? 이러한 사명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의 특성이다.
또 한 가지의 사람 manage는 부정적이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산발랏과 도비야와 게셈은 느헤미야를 업신여기고 죽이려고 음모했던 대표적인 사람들이었다. 협조적이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다루는 지혜와 용기가 무엇일까? 반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 때문에 실수하거나 혹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대적하는 사람들이 분노할 때마다 느헤미야가 기도 한 것처럼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이 연약하고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자신을 보호하는 지혜와 하나님의 도움을 받는 믿음의 행위다. 여러 교회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협조적이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로 인해 목회자가 모든 집중과 에너지를 소비하다가 일꾼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이다. 자신의 편에 서 주는 사람들을 세우자는 의미가 아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을 세우는 일에 헌신할 때 교회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날이 오는 것이다.
시찰회 목회자들과 교제 중 어느 한 분이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 크게 쓰신 목회자에게는 공통적으로 질병이나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그러자 다른 한 분이 자신은 크게 쓰임 받지 않아도 좋으니 질병이나 큰 어려움이 찾아오지 않으면 좋겠다는 고백을 하셨다. 그 누가 원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는 많은 대가와 희생을 지불해야 한다.
하나님을 버리고 죄와 허물로 죽은 우리를 향한 주님의 거룩한 불만은 결국 사랑이었고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구원하시겠다는 십자가의 죽음의 비전으로 연결되었다. 아무도 함께 해주지는 않고 제자들마저 배신하는 아픔과 하늘 아버지의 버림을 받으시면서도 잔을 피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형편없는 제자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변화시켜 변화의 주역으로 사용하셨다. 혁신적인 변화의 리더는 주님이시고 여전히 우리 가운데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 혁신적인 변화의 리더들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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